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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썸머 (첫사랑, 리모델링, 이재욱,영상미)

by 드라마 방구석 2026.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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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이 드라마 제목만 보고 그냥 흘려보낼 뻔했습니다. '또 여름 로맨스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줄거리를 읽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여름을 싫어하는 여자"라는 설정이, 이상하게도 저한테는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다시 열기 두려운 계절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KBS2 토·일 드라마 마지막 썸머는 2025년 11월 1일 첫 방송되는 12부작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첫사랑의 상처

이 작품은  유독 마음에 걸렸던 건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적 친구였던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고, 그 사이 감춰졌던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클로저(closure)'의 서사입니다. 클로저란 심리학 용어로, 미해결 된 감정이나 관계를 정리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제 경험상 이걸 못 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백도하(이재욱)는 매년 여름방학 때만 한국을 찾는 건축가입니다. 반대로 송하경(최성은)은 여름을 지긋지긋하게 싫어하는 건축직 공무원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각각 '여름'에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가 서사의 출발점입니다. 저는 이 대비 구조가 단순한 설정 이상이라고 봤습니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어도 한 사람에게는 기다림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였다는 것. 그게 이 드라마가 던지는 첫 번째 질문 같았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리모델링(remodeling)'이라는 키워드입니다. 리모델링이란 건물의 구조를 허물지 않고 내부를 새롭게 고쳐 사용 가치를 높이는 건축 공법을 말합니다. 드라마는 이 개념을 사람과 관계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과거를 지우는 게 아니라, 그 위에서 다시 설계한다는 것. 저는 그 메타포가 굉장히 영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썸머의 두 주인공 사진
마지막 썸머의 두 주인공 사진

이재욱 1인 2역, 쌍둥이 설정

솔직히 처음엔 1인 2역 설정이 좀 걱정됐습니다. 자칫하면 전개가 억지스러워질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백도하와 백도영이라는 쌍둥이 구조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서사의 핵심 장치입니다. 이런 구조를 드라마 연출에서는 '더블 캐스팅 내러티브(double casting narrative)'라고 부릅니다.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인물이 서로 다른 과거와 감정을 지닐 때, 관객은 자연스럽게 '진짜 누가 하경과 연결되어 있었는가'를 추적하게 됩니다. 여기서 더블 캐스팅 내러티브란 동일 배우가 복수의 인물을 연기함으로써 감정적 혼선과 서사적 긴장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극작 방식입니다. 제가 이 설정에서 주목한 것은 형제 사이의 '감정 교차'입니다. 같은 첫사랑을 공유했을 수도 있고, 한 명이 다른 한 명 대신 기억 속에 남아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하경이 도하를 마주할 때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할지 느껴집니다. 제가 직접 몇 번이나 다시 읽어봤는데, 줄거리 설명만으로도 이미 감정선이 꽤 촘촘하게 짜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의 이런 구조는 단순히 반전용 장치가 아니라, 기억과 진실이 어긋날 수 있다는 이야기의 핵심을 시각화하는 방식입니다. 기억 속의 상대가 사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가능성 하나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시청자를 계속 붙잡아둘 힘이 있다고 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까다로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에 기대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되는 포인트도 분명히 보입니다. 감성 로맨스 장르에는 '아련함 과잉' 문제가 있습니다. 아련함 과잉이란 감정선을 오래 끌기 위해 진실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오해와 엇갈림만 반복하는 서사 패턴을 말합니다. 시청자가 초반에는 공감하지만, 중반 이후로 갈수록 지치게 되는 구조입니다. 저도 비슷한 드라마를 보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감정은 충분히 쌓되, 진실은 제때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이 장르에서 가장 어려운 균형입니다. 또 하나, '첫사랑 트라우마(first love trauma)'의 표현 방식이 중요합니다. 첫사랑 트라우마란 초기 감정적 경험에서 비롯된 심리적 상처가 이후 관계 형성 방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합니다. 드라마가 이것을 단순한 '아픈 기억'으로만 그리느냐, 아니면 현재의 행동 방식과 연결해 입체적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하경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살아있게 느껴지는지가 달라집니다. 이 드라마에서 챙겨봐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쌍둥이 형제 중 누가 하경의 기억 속 실제 인물인지를 추적하는 재미
  • 하경이 '여름을 싫어하는' 이유가 언제, 어떻게 드러나는지
  • 건축·리모델링 소재가 인물의 감정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 서수혁(김건우)이 도하와 하경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국내 드라마 시청 행태 연구에 따르면 감성 멜로 장르는 1화 시청 후 이탈률이 가장 낮은 장르 중 하나로, 초반 감정선 구축이 전체 시청 지속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이 작품이 1·2화에서 얼마나 감정선을 잘 잡느냐가 12부작 내내 시청자를 붙잡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OST와 영상미의 감정

감정선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건 대사나 연출만이 아닙니다. OST(Original Sound Track), 즉 드라마를 위해 제작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그 감정의 밀도를 결정합니다. OST란 드라마 또는 영화의 특정 장면과 감정에 맞춰 제작되는 음악으로, 시청자가 화면 밖에서도 그 감정을 유지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OST 라인업은 꽤 인상적입니다. 멜로망스 김민석을 시작으로 이무진, 헤이즈, 폴킴, 비비, 에이티즈, 윤아·민주(ILLIT)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감성적 발라드부터 요즘 감각의 팝까지, 드라마의 시간대별 감정 흐름을 다양하게 커버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저는 특히 헤이즈와 폴킴 조합이 기대됩니다. 두 아티스트 모두 '말하지 못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미 측면에서도 이 드라마는 계절의 대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름의 빛과 가을의 서늘함이 교차하는 화면 구성은 단순히 예쁜 배경이 아니라 두 주인공의 감정 상태를 시각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연출 기법을 '계절 모티프(seasonal motif)'라고 합니다. 계절 모티프란 특정 계절의 색감과 분위기를 반복적으로 활용해 인물의 내면 상태 또는 서사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연출 기법입니다. 방송은 KBS2에서 매주 토·일 오후 9시 20분에 편성되며, OTT 스트리밍은 국내 Wavve와 해외 Netflix를 통해 제공됩니다. 드라마 산업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동시 공개는 콘텐츠의 해외 유통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됩니다(출처: 한국방송통신위원회). 12부작이라는 분량도 부담 없이 정주행 하기에 적당합니다. 결국 묻고 있는 건 하나입니다. "그때 열지 못했던 상자를 지금 열 수 있겠냐"는 것.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제 마음속 어느 여름도 조용히 떠올릴 것 같습니다. 아프더라도 마주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걸, 이 드라마가 조용하고 단단하게 말해줄 거라 기대합니다. 11월 1일 첫 방송, 일단 1화부터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계절에 여름 드라마 따뜻할 겁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life_is_film/22406912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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