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청소업체가 배경인 로맨스'라는 설정이 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 충돌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로맨스 드라마는 달달한 감정선에만 집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그보다 훨씬 입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2018년 JTBC에서 방영된 이 16부작 드라마는, 지금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요. 윤균상과 김유정의 케미는 물론이고, 청소라는 소재를 통해 '정리'와 '치유'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결벽남 로맨스
장선결은 외모, 능력, 재력까지 갖춘 완벽한 청소업체 CEO입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죠. 바로 mysophobia, 즉 불결 공포증입니다. 여기서 mysophobia란 병리학적으로 먼지나 세균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강박장애를 의미합니다. 그는 7년 전 미국 유학 중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포어 박사를 만나 자신의 결벽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방법을 찾았고, 그 결과 청소 회사 '청소의 요정'을 설립하게 됩니다. 반대편에는 길오솔이 있습니다. 부스스한 머리, 김치 국물 튄 운동복, 끼니를 때우기도 바쁜 취준생. 저도 취업 준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오솔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공감이 많이 됐어요. 독서실비 아끼려고 총무 일 하고, 주말엔 알바 뛰고, 집에 오면 씻기조차 귀찮은 그 지친 일상. 오솔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여주인공은 단정하고 예쁘게 나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김유정이 연기한 오솔은 정말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둘의 첫 만남은 강렬합니다. 선결의 차에 오솔이 쓰레기 수레를 끌다 치이는 장면. 그 순간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서로 전혀 다른 세계가 부딪치는 순간이었죠. 한 사람은 먼지 하나에도 숨이 막히고, 한 사람은 오늘 하루 먹고사는 게 급한 사람. 그런데 이 인연이 계속 이어지면서, 오솔은 '청소의 요정'에서 일하게 됩니다. 선결의 기준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오솔의 생활 방식.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감정은 점점 커져갑니다. 깨끗함을 사랑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사람을 먼저 보게 되는 과정이랄까요.
일상 로맨스 청소 드라마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청소가 단순히 '깨끗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선결에게 청소는 통제이자 안전이고, 생존과도 같은 행위입니다. 반대로 오솔에게는 청소보다 생존이 먼저죠. 그런데 이 둘이 함께 일하며 배우는 건, 청소가 단지 먼지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마음의 자리를 만드는 일이라는 점이에요. 드라마 속 청소 장면들은 역동적인 카메라워크와 빠른 편집으로 표현됩니다. 일반적으로 청소 장면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드라마의 청소 장면을 보면서 "나도 집 한번 싹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시원했어요. 실제로 제가 효과 봤던 방법을 공유하자면 이렇습니다.
- 하루 10분만 눈에 보이는 곳부터 치우기. 탁자 위, 싱크대, 현관만 정리해도 집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기. 청소는 닦는 게 아니라 치우는 것이 먼저더라고요. 쓰레기봉투 하나 들고 버릴 것 10개만 찾아도 속이 시원합니다.
- 청소 도구를 꺼내기 쉬운 곳에 두기. 물티슈나 작은 걸레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두니까, 생각날 때 바로 닦게 되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선결의 회사 직원들도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훈훈한 비주얼의 멤버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정리'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일본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Marie Kondo)가 말한 "정리는 인생을 바꾼다"는 말처럼(출처: Konmari Official), 이 드라마도 청소를 통해 인생을 정리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둘의 관계는 단순히 사랑으로만 이어지지 않습니다. 드라마 중반부에는 두 사람이 어릴 적에도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죠.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놀랐어요.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의 관계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복선이 깔리면서, 초반의 달달한 분위기와는 다른 긴장감이 생기거든요. 일반적으로 로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드라마는 그 과정에서 꽤 진지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은 지금만으로 되는 게 아니구나, 사람이란 결국 과거를 품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이 최하인입니다. 오솔의 옥탑에 사는 미스터리 백수남인데, 송재림이 연기했죠. 겉으로는 동네 백수 형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오솔에게 든든한 오빠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하인이 오솔에게 보여주는 따뜻함이었어요. 사랑이 꼭 격렬하고 드라마틱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 캐릭터를 통해 느꼈습니다. 드라마는 2019년 2월 4일 종영했는데, 시청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당시 평균 시청률은 3% 내외였고(출처: JTBC 공식 자료), 원작 웹툰 팬들 사이에서는 "스토리가 너무 빨리 전개된다", "캐릭터의 깊이가 생략됐다"는 평이 있었죠. 저도 원작을 나중에 찾아봤는데, 확실히 드라마는 16부작이라는 한계 때문에 일부 에피소드가 축약된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윤균상과 김유정의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윤균상이 결벽증 환자의 미세한 강박 행동을 표현하는 디테일이 인상적이었어요.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행복하게 연애를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로맨스 드라마는 결말이 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드라마의 결말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도 집도 관계도, 결국 '정리'가 필요하구나. 지워야 할 건 지우고, 남길 건 남기고, 다시 시작할 공간을 만드는 것. 그래서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로맨스만 남는 게 아니라,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방을 한번 둘러보게 되는 드라마였습니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리메이크됐습니다. 류이호(Liu Yihao)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고 하는데, 원작의 감성을 어떻게 살렸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중국판도 한번 찾아보려고 합니다. 오늘 마음이 복잡한 날이라면, 또는 집 정리가 필요한 날이라면, 일단 뜨겁게 한 번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 속 선결과 오솔처럼,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도 조금 가벼워질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