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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리뷰 (배경과 캐릭터, 작감배음, 시청 추천)

by 드라마 방구석 202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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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두 주인공의 이미지 사진
남녀 두 주인공의 이미지 사진

 

드라마를 보다가 밤을 꼴딱 새운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한동안 그런 경험을 의도적으로 피해왔습니다. 한 편 보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오히려 시작 자체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 제가 SBS 드라마 하이에나를 우연히 틀었다가 며칠 만에 16부작을 전부 소화했습니다. 2020년 방영작을 이제야 정주행 한 셈인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경험이었습니다.

부산 배경과 캐릭터

법정 드라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 용어가 난무할 것이고, 사건 해결 구조가 반복되다가 결국 정의가 이기는 뻔한 결말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첫 화를 틀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배경은 대한민국 상위 1%를 전담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마켓(Closed Market) 법률 시장입니다. 클로즈드 마켓이란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특정 고액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적 시장 구조를 의미합니다. 드라마는 이 구조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법을 무기로 쓰는 두 변호사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습니다. 정금자(김혜수)는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올라온 생존형 변호사이고, 윤희재(주지훈)는 법조계 명문 가문 출신의 엘리트 변호사입니다. 두 인물은 출발점도, 방식도, 가치관도 완전히 다릅니다. 드라마는 이 두 사람을 충돌시키면서 자본과 권력이 지배하는 법조 생태계의 단면을 꽤 현실적으로 건드립니다. 제가 직접 첫 화를 봤을 때 느낀 건 '이 드라마는 정의를 말하려는 게 아니구나'였습니다. 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건 생존입니다. 법이 공정한 도구가 아니라 힘 있는 쪽의 무기가 되는 구조,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설정 하나가 1화 초반부터 강하게 박혔습니다. 서사 구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 1~4화: 정금자와 윤희재의 첫 충돌. 정체를 숨긴 정금자에게 속아 사랑과 자존심을 모두 잃는 윤희재의 배신 서사.
  • 5~10화: 적으로 만난 두 사람이 로펌 내 권력 다툼 속에서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며 서로를 인정해 가는 과정.
  • 11~16화: 거대 로펌 송&김의 부정부패를 파헤치며 두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손을 잡는 결말.

이 구조가 흥미로운 이유는 각 단계마다 캐릭터의 내면 변화가 단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선악이 명확히 나뉘지 않고, 인물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달라집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어느 순간 정금자를 응원하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윤희재에게 감정이 쏠리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작감배음의 완성도

드라마 업계에서 흔히 쓰는 표현 중 하나가 '작감배음(作監配音)'입니다. 작가, 감독, 배우, 음악 네 요소의 조화를 뜻하는 말로, 이 네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작품은 드뭅니다. 그 드문 경우에 해당합니다. 김루리 작가의 대본은 법정 장르의 전문 용어를 능숙하게 녹여내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이 끊기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장태유 감독의 연출은 장면마다 속도감이 있고 스타일이 명확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특히 느낀 건 미장센(mise-en-scène)의 활용이었습니다. 미장센이란 카메라 앵글, 조명, 배우의 위치, 소품 배치 등 화면 안에 담기는 모든 시각적 요소를 설계하는 연출 기법입니다. 두 주인공의 심리적 우위가 바뀌는 장면마다 화면 구성 자체를 달리해 비언어적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이건 대본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시청률 수치도 이 조화를 뒷받침합니다. 전작의 부담 속에서 출발했음에도 방영 기간 내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49 시청률(만 20세~49세 시청자 기준 시청률, 광고주가 가장 중시하는 핵심 지표)에서 동시간대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했습니다. 2049 시청률이란 구매력과 소비 패턴이 활발한 젊은 성인 층의 시청 점유율을 의미하며, 드라마의 상업적 흥행과 화제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드라마 콘텐츠의 성과 지표에 대해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방영 작품별 시청 동향과 장르별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는데, 2020년 보고서에서도 법정 장르의 시청 선호도 상승 추세가 언급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음악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OST(Original Sound Track)가 장면의 감정을 증폭시키되 과하지 않았고, 무음 처리가 오히려 더 긴장감을 주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김혜수는 정금자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느낌보다 그 인물 자체로 보이는 몰입도를 만들어냈고, 주지훈은 초반의 차갑고 도도한 인물에서 감정이 열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쌓아 올렸습니다. 조연진의 완성도도 높았습니다. 로펌 대표 송필중(이경영)은 권력 지향적 인물의 전형이면서도 단순한 악역에 그치지 않았고, 가기혁(전석호)과 심유미(황보라)는 각자의 서사가 분명해 극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캐릭터 앙상블(Character Ensemble), 즉 조연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주연 서사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잘 짜여 있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 추천하기 

제 경험상 어떤 드라마든 '무조건 좋다'는 리뷰는 믿기 어렵습니다. 아쉬운 지점이 있었습니다. 일부 법률 설정이 현실 법조 절차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은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보다 장르의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실제 법정 드라마 장르에서는 극적 구성을 위해 법적 절차를 단순화하거나 압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발간한 법조 인식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 시청자의 법조 관련 지식 상당 부분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변호사협회). 그만큼 법정 드라마가 대중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후반부 일부 에피소드에서 감정선이 빠르게 전환되는 부분이 있어 충분히 소화하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16부작 안에 담으려는 내용이 많았던 탓인지, 조연 일부의 서사가 중반 이후 갑자기 줄어드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시즌2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는 강점은 분명합니다.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정주행을 권합니다.

  •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기존 작품에 지루함을 느꼈던 분
  • 법보다 캐릭터와 인간관계 중심의 서사를 원하는 분
  • 빠른 전개와 팽팽한 두 인물 간 긴장감을 즐기는 분
  • 현실 사회의 권력 구조나 자본 논리에 관심이 있는 분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에 생존 게임과 로맨스, 스릴러의 요소를 촘촘히 엮어낸 작품입니다. 법정물에 대한 저의 편견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드라마 보는 재미'를 다시 불러일으켜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요즘 정주행할 드라마를 고르고 계신다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k0110ksc/223806307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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